왜 터키는 국명이 튀르키예로 변경되었나? 튀르키예로 바뀐 이유, 어원과 뜻, 변경 추진 과정, 의미

가이드를 하면서 "왜 터키가 튀르키예라는 국명으로 바뀌었어요?" 라는 질문을 수시로 받았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터키라는 이름에 익숙했던 우리들 입장에서는 발음도 어려운 '튀르키예'라는 이름이 한없이 낮설기만 합니다.  2022년 유엔(UN)의 공식 승인을 거쳐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기 시작한 이 국명의 변경은 터키에게 있어 단순한 언어적 변화를 넘어, 한 국가의 정체성과 주권을 확립하기 위한 중대한 결정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터키가 왜 국명을 바꾸어야만 했는지, 숨겨진 배경과 공식적인 추진 과정, 그리고 '튀르키예'라는 이름에 담긴 뜻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변경된 이름이 사용된 튀르키예 지도 ai 생성 이미지

1. 터키(Turkey)에서 튀르키예(Türkiye)로 바뀐 결정적 이유

그동안 전세계에서 널리 쓰이던 '터키(Turkey)'라는 이름은 영어식 표현이었습니다. 튀르키예 정부가 이 이름을 과감히 버리고 자국어 표기를 고집하여 마침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아내게 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단어의 부정적인 뉘앙스와 이미지 탈피

영어 단어 'turkey'는 '칠면조'라는 뜻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추수감사절에 먹는 음식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게다가 영어 속어로는 '겁쟁이', '패배자', '바보' 혹은 '실패작'이라는 매우 굴욕적인 뜻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야후 같은 글로벌 검색창에 turkey를 검색하면 국가에 대한 정보보다 잘 요리된 칠면조 고기의 이미지가 먼저 뜨는 상황에 대해 튀르키예 국민과 정부는 오랫동안 큰 불만이었지요.

둘째, 문화적 주권과 정체성 확립

역사적으로 튀르키예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찬란한 문명의 발상지였습니다. 고대의 히타이트 제국을 비롯해,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 그 후 오스만 터키 제국으로 이어지는 약 3,000년동안 대 제국들이 존재했던 이 땅에서 튀르키예 국민들은 큰 자존감과 긍지를 지니며 살아왔습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자국민들이 수 세기 동안 스스로를 '튀르크(Türk)'라고 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서구 열강이 부르던 영어식 이름에 발 맞출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명 변경 선언 당시 "튀르키예라는 이름은 우리 민족의 문화와 문명,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2. '튀르키예(Türkiye)' 이름에 담긴 어원과 깊은 뜻

그렇다면 새로운 국명 '튀르키예'는 정확히 어떤 뜻을 지니고 있을까요? 이 단어는 두 개의 단어가 붙어서 이루어진 하나의 단어입니다.

  • 튀르크(Türk): '용맹하다', '강하다', '성숙하다'라는 뜻을 가진 민족 이름입니다. 돌궐(突厥)이라고도 알려진 고대 유목민족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 이예(iye): 아랍어 및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한 접미사로, '~의 땅', '~의 집' 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이 두 단어가 합쳐진 튀르키예(Türkiye)는 "튀르크 민족의 땅(Land of the Turks)" 또는 "용맹한 자들의 나라"라는 숭고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타인이 부르는 이름이 아닌, 자신들의 뿌리와 자부심을 국호에 고스란히 투영시킨 단어입니다.

3. 국명 변경의 공식적인 타임라인과 추진 과정

국호를 바꾸는 일은 한 나라의 행정 시스템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 및 국제기구와의 조율이 필요한 복잡하고도 거대한 작업이었습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를 치밀하게 준비하여 실행에 옮겼습니다.

  • 2021년 12월 (대통령령 선포): 에르도안 대통령은 모든 대외적인 소통과 수출품 표기(Made in Turkey ⇛Made in Türkiye)를 '튀르키예'로 통일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본격적인 국명 변경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 2022년 1월 (글로벌 홍보): 정부 차원에서 'Hello Türkiye'라는 대대적인 글로벌 캠페인 영상을 제작하여 전 세계에 국명 변경의 당위성을 알렸습니다.

  • 2022년 6월 (유엔 공식 승인): 튀르키예 외교부는 유엔(UN)에 정식으로 국명 변경 요청 서한을 발송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이를 승인하면서 국제적 공식 명칭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세계무역기구(WTO), 국제연합(UN) 등 주요 국제기구는 물론 대다수의 국가들이 공식 문서와 외교 석상에서 터키 대신 '튀르키예'라는 명칭을 공식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외교부의 지침에 따라 공식 국가 명칭을 튀르키예 공화국으로 변경하여 사용 중입니다.

4. 국명 변경이 주는 의미

터키에서 튀르키예로의 국명 변경은 단순히 글자 몇 개를 바꾼 해프닝이 아닙니다. 그것은 서구 중심의 언어 패권주의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세계 무대 위에 당당히 세우겠다는 '문화적 독립 선언'과도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튀르키예는 국명을 바꿈으로써 자신들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자존감을 전세계에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세계 지도를 펼치거나 여행을 계획할 때, 이제는 칠면조를 연상시키는 과거의 이름 대신 그들의 용맹함과 자부심이 깃든 이름, '튀르키예'로 불러주는 것이 이 오랜 형제의 나라에 대한 진정한 존중이 아닐까요?